지난 3개월 동안 진행된 병역비리 수사 결과가 최근 공개되었습니다.
서울남부지검과 병무청 합동수사팀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가짜 뇌전증 진단서를 이용해 병역비리를 저지른 혐의로 브로커 구모·김모씨와 면탈자인 래퍼 라비(본명 김원식), 배우 송덕호(본명 김정현), 프로배구 선수 조재성씨 등 130명이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또한 사회복무요원 복무 중 기록을 조작해 조기 소집해제를 시도한 래퍼 나플라(본명 최석배)와 관련 공무원 등 7명도 기소되었습니다. 병역비리는 한국에서 국민개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만큼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중대범죄로 간주되어, 그 근원을 찾아내고 처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전증은 뇌 신경세포의 과도한 흥분으로 인해 반복적인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의 약 30~40%는 자기공명영상(MRI) 진단에서 이상 소견이 나타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구씨와 김씨는 이러한 사실을 이용해 병역 면탈을 시도했습니다.
이들은 2019년 9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300만원에서 1억 1000만원의 금액을 받고 의뢰인들에게 맞춤형 시나리오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들은 거짓 뇌전증 증상을 꾸며 진단서를 발급받아 병무청에 제출하는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또한 허위 진단서 발급 이후에도 진료기록이 12년간 남도록 관리하고, 최종 약물검사에서 양성반응이 나올 수 있게 약물을 복용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 이들은 병역 면탈을 시도하려 했습니다.
검찰은 브로커와 면탈자 외에 가족·친구의 범행에 적극 가담한 공범 20명도 재판에 넘겼습니다.
공범 가운데는 전직 대형 로펌 변호사와 한의사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과거 병역비리는 주로 무릎수술·탈골 등 신체에 물리적 손상을 가해 면탈을 시도하는 방식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적발된 비리는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신경계 질환인 뇌전증을 면탈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병역비리 수법이 갈수록 교묘하고 지능화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에 따라 병역판정 검사를 더욱 정교하고 치밀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해졌습니다.
병무청은 뇌전증 신체등급 판정 기준을 보완하고 병역판정 검사를 더 정밀하게 진행할 계획이며, 현역 복무에서 제외되는 4~6급 처분을 받은 연예인·운동선수 등 '병적 별도 관리대상'은 병역처분 후에도 진료·취업 등 개인 이력을 추적 관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수사기관 역시 병역의무를 저버린 이들과 병역 면탈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 브로커들을 엄정히 수사하여 법의 심판대에 세우기를 바랍니다.
이를 통해 병역비리가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차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 영역